여왕 메리가 사용한 사이퍼는 비밀편지로 엘리자벳 여왕에게 해독되어 승리를 빼앗긴 암호문이다. 우리는 스코틀랜드의 여왕 메리가 정적을 제거하고 왕국을 계승하려던 시도가 담긴 사이퍼에 대한 이야기를 차분히 둘러볼 것이다.
여왕 메리
여왕 메리는 제임스 5세의 유일한 적자로 태어나 프랑스 발루와 왕실에서 최고의 숙녀로 성장했다. 그녀는 프랑스의 왕세자와 결혼해 프랑스의 왕비가 되었고 시어머니인 카트린에게 총애받았지만 공석에서 시어머니를 모욕해 눈밖에 났고 훗날 그녀가 어려움에 처해 피신을 하려 할 때조차 프랑스로 가지 못할 만큼, 자제력이 약한 성격의 소유라라고 전해진다. 그녀는 스코틀랜드와 프랑스의 여왕이었으며, 잉글랜드 왕위 계승권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스코틀랜드에서 반항하는 귀족들과 종교 분쟁에 시달렸다. 스코틀랜드의 종교개혁 세력들은 가톨릭 세력에 비해 열세였기 때문에 가톨릭에서 나온 영국의 도움을 요청하는 등 매우 복잡한 배경이었다. 또한 메리는 잉글랜드에서도 엘리자베스 1세와 정치적으로 대립각을 세웠다. 그녀는 일생동안 세 번 결혼했으나 하나같이 모두 불행한 결혼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시종관 이지오와 정이 들었고 남편 단리 경은 그를 제거하고 메리를 감금했다. 다음 남편 보스웰 백작은 단리 경을 살해한 일에 깊이 연루되었으나 뒤로는 메리와 결혼한 후에도 다른 여인과 바람을 피웠다. 메리는 스코틀랜드를 떠나 잉글랜드로 갔으나, 엘리자베스에게 남편을 죽인 혐의로 체포되어 그곳에서 무려 18년 동안이나 감옥에 갇혀 살았다. 그녀는 거기서 자신의 연인들과 사이퍼 코드로 편지를 주고받으며, 엘리자베스에 대한 역모에 가담했다. 그러나 그녀의 편지들은 엘리자베스의 첩자 프랜시스 월싱엄에게 발각되어 암호 해독가들에 의해 해독되었고, 그녀는 유죄 판결을 받아 연인과 함께 처형되는 비운으로 끝난다.
사이퍼로 숨긴 비밀
1. 해독불가
메리가 쓴 사이퍼는 그녀의 삶과 죽음에 큰 영향을 미쳤다. 사이퍼 코드는 메리 스튜어트가 자신의 은밀한 연인들과 교신할 때 사용한 암호화 방식이다. 메리는 자신의 이름과 연인들의 이름을 숫자로 바꾸고 그 숫자들을 다시 특별한 기호로 변환해 편지에 적었다. 메리의 암호 코드는 당시에는 매우 어려운 암호였다. 메리는 자신의 연인들에게만 암호의 비밀을 알려주었다. 그래서 그녀의 편지는 메리가 죽은 후에도 오랫동안 해독할 수 없었고 아무도 읽을 수 없었다. 그래서 그녀의 편지들은 '메리의 비밀'이라고 불렸다. 다중치환암호는 한 글자를 여러 가지 방법으로 바꿀 수 있는 암호화 방식이다. 예를 들어, A라는 글자를 B로 바꾸거나 C로 바꾸거나 D로 바꾸거나 할 수 있다. 이렇게 하면 같은 글자도 다른 글자로 바뀌기 때문에 편지를 읽기 어렵게 만든다. 이것을 다중치환암호라고 한다. 이는 하나의 글자를 여러 방법으로 바꿀 수 있는 암호화 방식으로 메리 자신의 이름인 M을 다양한 숫자로 얼마든지 바꿀 수 있었다. 그녀가 쓴 사이퍼는 기호가 매우 복잡하고 다양하게 사용되어 당시에는 해독하기 어려운 암호였다. 이 암호의 원조는 레온 바티스타 알베르티다. 그는 알파벳을 섞어서 문장을 적고, 때때로 다른 알파벳을 섞은 것으로 바꾸었다. 그는 이것을 문장에 대문자나 숫자로 표시하였다. 그러면 그것을 읽는 사람은 무슨 말인지 알 수 없었다. 그래서 그의 편지들은 '알베르티의 수수께끼'라고 불렸다. 그는 암호화를 위해 알베르티의 암호판이라는 도구를 만들었다. 이 도구는 두 개의 원판으로 만들어져 있다. 바깥 원판에는 알파벳이 적혀 있었고, 안쪽 원판에는 뒤섞인 알파벳이 있다. 편지를 쓸 때는 바깥쪽 원판의 글자를 쓰고 안쪽 원판의 글자로 바꾼다. 그리고 다시 안쪽 원판을 종종 돌려서 다시 섞인 알파벳을 사용한 것이다.
2. 연인에게 보낸 편지
메리는 오직 연인들에게만 사이퍼 코드와 키를 알려주었으며, 그녀의 편지들은 그녀 사후에도 오랜 세월 동안 외부세계에서 해독되지 못했다. 메리는 자신의 이름과 연인들의 이름을 숫자로 바꾸고, 그 숫자들을 이상한 기호로 적었다. 예를 들어, M이라는 글자는 5, 1, 11, 21, 24 등으로 바꿀 수 있었다. 그러면 MARY는 5-1-23-24 또는 6-1-23-25 또는 다른 숫자들로 적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숫자들을 다시 기호로 바꿨다. 이렇게 하면 편지를 읽는 사람은 무슨 말인지 전혀 알 수 없다. 메리가 사용한 사이퍼를 해독한 최초의 사람은 루이 뒤뷔라는 프랑스의 암호학자다. 그는 1891년에 그녀의 편지 일부를 해독하고, 그 내용을 출간했다. 그는 암호가 한 글자를 여러 방법으로 다시 바꾸는 방식이라는 것을 알아내고, 해독의 비밀을 다시 만들었다. 그러나 메리 사이퍼 코드를 완전히 해독한 사람은 앤드류 호든이라는 영국의 암호학자였다. 그는 1970년대에 컴퓨터를 이용해서 그녀의 편지들을 모두 해독했다. 그는 암호의 비밀을 자세히 설명하고, 그녀의 연인들과 왕실 반역에 관한 새로운 사실을 세상에 밝혔다. 메리 사이퍼 코드로 쓴 편지의 내용은 어떤가? 편지는 그녀의 정치적 야심과 열애의 감정을 동시에 보여준다. 그녀는 자신의 연인들에게 자신을 구해달라고 부탁하거나, 엘리자베스를 반역하고 잉글랜드 왕위를 얻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메리가 가장 많이 편지를 보낸 연인은 앤소니 바벨레이라는 귀족이었다. 메리는 바벨레이에게 사랑한다고 고백하고, 엘리자베스를 반역해서 잉글랜드 왕위를 그에게 줄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러나 이 편지들은 엘리자베스의 비밀 요원들이 알고 있었고, 메리는 결국 처형당했다. 메리가 바벨레이에게 보낸 편지 중 하나는 다음과 같다. 당신과 함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당신은 내게 위로가 되고, 희망이 되고, 생명이 되고, 사랑이 되고, 친구가 되고, 충성이 되고, 영광이 되고, 힘이 되고, 자유가 되고, 행복이 되고, 기쁨이 되고, 안식처가 되고, 보호자가 되고, 구원자가 되고, 왕이 되고, 신이 됩니다.
엘리자벳의 승리
1. 암호는 어떻게 풀었을까?
그런데 엘리자벳은 메리의 다중치환암호 편지를 어떻게 해독했을까? 당시 영국 여왕의 암호 해독가들은 수학을 사용했다. 그리고 평소 메리가 즐겨 쓰는 단어들을 조합했다고 한다. 그 암호를 풀어냄으로써 그때가지 입지가 약했던 엘리자베스는 명실공히 대영제국의 여왕으로 등극했다. 그 코드는 당시에는 매우 어려운 암호였다. 그래서 그녀의 편지들은 '메리의 비밀'이라고 불린다. 한 글자를 여러 가지 방법으로 바꿀 수 있는 다중치환 암호는 A라는 글자를 J로 바꾸거나, C로 바꾸거나 K로 바꾸거나 할 수 있다. 이렇게 하면 같은 글자도 다른 글자로 바뀌기 때문에 편지를 읽기 어렵게 만든다. 그녀의 편지들은 잉글랜드의 국립문서보관소에 보관되었으나, 그녀가 사용한 사이퍼 코드와 키는 분실되었다. 2023년 2월 8일 세계 암호학회는 스콜랜드의 퀸 메리가 카스텔나우 프랑스 대사에게 쓴 암호편지를 프랑스 국립 도서관에서 우연히 발견했다고 밝혔다. 그날은 메리 여왕이 처형을 당한 바로 그날이었다. 그들은 처음에 '언덕 오르기'라는 알고리즘을 대입해 프랑스어라는 것을 알아냈고, 이후 200종류의 기호표를 완성시켜 거대한 퍼즐을 풀어나갔다.
2. 비슷한 암호를 쓴 사람들
메리와 비슷한 암호를 쓴 사람들은 알베르티 외에도 많다. 유명한 사람은 '트리테미우스의 놀라움'으로 알려진 요한 트리테미우스다. 그는 암호화를 위해 트리테미우스의 표라는 도구를 만들었다. 이 도구는 26개의 줄로 이루어진 기호표다. 각 줄에는 알파벳이 섞여 있는데 맨 첫 줄은 A부터 Z까지 두 번째는 B부터 Z까지와 A가 적혀 있고, 세 번째 줄은 C부터 Z까지와 A, B가 적혀 있었다. 이런 식으로 마지막까지 적는다. 메리가 쓴 사이퍼 코드와 가장 비슷한 사람은 비제네르다. 그는 자신의 이름을 딴 비제네르 암호를 발표하였다. 이 암호는 글을 쓸 때마다 다른 알파벳을 끼워 섞은 것으로 바뀌는데, 그 규칙이 원래의 내용과 다른 키에 따라 매번 달라졌다. 그래서 그의 글들은 '비제네르의 비밀'이라고 불린다. 이 외에도 이 암호를 사용한 사람들은 많았다. 예를 들어, 앨런 튜링은 제2차 세계대전 때 독일의 에니그마 기계를 해독하기 위해 다중치환암호를 공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