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 2023. 5. 24. 17:03

로빙화, 소년의 파란 태양과 플란다스의 네로

 

 

 

 

 

 

 

영화 '로빙화'는 소년의 파란 태양이 왜 파란색인지 플란다스의 네로와 비교해 보고 미술에 재능이 있는 어린 고아명의 예술과 삶과 죽음을 알아보자. 로빙화는 한여름 잠시 피었다가 지는 꽃으로, 차 밭에 거름이 되는 예쁜 노란 꽃이다. 

 

아이들
웃고있는 아이들

로빙화

종자오정의 소설을 바탕으로 한 영화가 만들어졌다. 세계 아동 그림 대회에서 우승한 고아명의 실화로 가난과 억압 속에서도 순수하고 창의적인 꿈을 키우는 아이들의 모습을 감동적으로 그려낸다. 대만의 양립국 감독과 황곤현, 이숙정 주연으로 만들어진 영화는 소설에 충실하면서도 영상미와 감동을 더했다. 대만에서 큰 인기와 호평을 얻었으며, 여러 부문에서 수상하였다. 특히, 아명이 그린 그림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욱 화제가 되었다. 영화는 대만의 역사와 문화를 시골마을을 배경으로 보여준다. 애잔한 스토리와 더불어 아름다운 자연 풍경과 잔잔한 주제곡도 인상적이다. 제목인 '로빙화'는 대만의 토착 식물로, 차의 거름으로 쓰이는 노란색 꽃이다. 소년은 태양을 파랗게 그리는 것을 좋아한다. 이것은 그가 부친이 열기로 쓰러진 적이 있어서 태양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영화는 이러한 화가의 감성과 창의력을 잘 표현하였다. 어린 아명의 그림은 천진난만하고 독특하며, 집 안에서 키우는 개를 그리는데 해 질 녘 배경으로 그려진 개는 온몸이 빨간색이었다. 태양이 파란색인 이유는 뙤약볕에 일하다 쓰러지는 아버지를 위해 시원한 태양을 염원하는 아명이의 고운 마음씨와 풍부한 상상력이 담겨 있다. 순수한 어린 영혼의 맑은 이야기가 황순원의 '소나기'를 연상시키는 이 작품은 우리의 눈과 마음을 맑게 정화시켜 주는 아름다운 강변 마을의 자연 풍경 때문에 더 다가올 수 있었다.

소년의 파란 태양

1. 강변마을에 사는 아이

출발은 아름다운 자연 풍경과 잔잔한 음악으로 시작된다. 강변 마을의 평화로운 모습이 화면에 펼쳐진다. 하늘과 물이 파랗고, 산과 들판이 푸르고, 꽃과 나무가 노랗고, 집들이 붉고 하얀다. 이러한 색채들은 '로빙화'라는 꽃과 어울린다. 로빙화는 한여름 잠시 피었다가 지는 꽃으로, 차 밭에 거름이 되는 예쁜 노란 꽃이다. 로빙화는 어린 남매를 두고 일찍 세상을 떠난 엄마의 상징이기도 하고, 짧은 생을 살다 갔지만 어리석은 어른들에게 깨달음을 주고 간 어린 아명의 상징처럼 보인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아명이 그린 그림들이다. 아명은 미술에 재능이 있으며, 자신의 감정과 상황을 그림으로 표현한다. 그는 태양을 파랗게 그리는 것을 좋아한다. 이것은 그가 부친 때문이다. 그는 자신의 그림으로 세계에 영원한 흔적을 남기지만, 그의 죽음은 가족과 마을 사람들에게 큰 슬픔과 충격을 안겨준다.

 

2. 천재의 그림

아명이 그린 그림들은 천진난만하고 독특하며, 색채와 형태가 다양하고 화려하다. 그는 해 질 녘 배경에 개를 그리면서 개도 빨간색으로 보였다고 말한다. 그는 부친에게 들은 해를 잡아먹는 개 이야기를 그리기도 한다. 그는 기억이 나지 않아 누나에게 물어가며 엄마의 얼굴을 그리지만 완성하지 못한다. 아명의 그림들은 그의 순수함과 창의력을 보여주며, 어른들에게 상상력과 감성의 중요성을 깨우쳐준다. 그리고 가장 슬프고 감동적인 장면은 결말 부분이다. 아명은 세계 아동 그림 대회에서 우승한 것을 알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난다. 기자들은 아명이의 이야기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마을에 몰려든다. 하지만 주인공 아명은 이 세상에 없다. 누나 차매는 동생의 무덤에 가서 그림과 상장을 없애며 절규한다. 이 장면에서 사용된 음악은 '로빙화'라는 곡으로, 보고 난 후 며칠 동안 귓가를 맴돌고 흥얼거리게 한다. 이 곡은 여러 번 나오며, 가사가 슬프고 아름답다. '로빙화'는 예쁜 영화다. 짧은 생애동안 순수하고 창의적인 꿈을 키웠지만, 가난과 병으로 인해 그 꿈을 이루지 못한 아명의 이야기를 담아냈지만, 어쩌면 그는 자신의 그림으로 세상에 영원한 흔적을 남겼으며, 우리에게 슬프도록 아름다운 로빙화를 선물해 준 것이 아닐까 한다.

3. 색채로 말하는 화가

화가에게 그림의 색들은 각각 다른 의미와 메시지를 담고 있다. 아명이 그린 태양은 시리도록 파란색이다. 그는 열기로 쓰러진 아버지 때문에 태양을 무서워해서 태양을 붉게 그린대신 시원한 파란객을 택했다. 도한 파란색은 주인공의 순수하고 상상력이 풍부한 성격을 드러낸다. 영화의 제목인 '로빙화'는 노란색 꽃이다. 이 꽃은 한여름에 잠시 피었다가 사라진다. 그래서 노란색은 아명의 엄마와 함께한 행복한 기억을 상징한다. 그가 그린 개는 흰색이다. 개는 아명의 친구이자 가족이다. 흰색은 아명의 개에 대한 사랑을 보여준다. 이렇게 그는 색들을 통해 감성과 메시지를 전달한다. 그가 그린 '해를 먹는 개'라는 그림도 그의 상상력과 감성이 듬뿍 담긴 작품이다. 그는 아버지에게 들은 해를 잡아먹는 개 이야기에 영감을 받아 그림을 그렸는데 , 이 이야기는 대만의 민화로 매년 정월 초 하루에 가정집 대문에 개 그림을 붙이고 나쁜 귀신과 도둑을 막는 풍습을 말한다. 개는 충성과 우정의 상징으로 '해를 먹는 개'는 그의 상상력과 대담한 표현력을 보여주며 어른들의 탐욕과 권력에 맞서려 한 아이의 용기와 내면을 보여준 작품이다.

플란다스의 네로

1. 동서양의 소년 화가

대만의 로빙화와 플란다스의 네로는 어린아이들의 삶과 꿈을 그렸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서로 다른 환경과 시대에 살아간다. 플란다스의 소년은 19세기 후반 벨기에 플랑드르 지방에서 할아버지와 함께 살아가는 네로라는 아이의 이야기다. 네로는 신문 배달 일을 하며 생계를 유지하면서 버려진 개 패트라슈와 친구가 되고, 함께 위기를 겪으며 성장한다. 넬로는 미술에 관심이 많고, 유명한 화가 루벤스의 작품에 감명을 받는다. 하지만 네로도 결국 추운 겨울밤에 패트라슈와 함께 교회 안에서 숨지게 된다. 벨기에의 역사와 문화를 반영하고 있다. 당시 벨기에는 프랑스어와 네덜란드어를 사용하는 두 문화권이 있는데 플랑드르 지방은 네덜란드어를 사용하는 지역이다. 네로가 존경하는 화가 루벤스 역시 플랑드르 출신이다. 그는 바로크 화파의 대표적인 화가였는데 결국 네로가 죽기 전에 교회 안에서 보았던 그림도 루벤스의 작품이었다.

2. 아명의 꿈

로빙화는 1960년대 대만의 가난한 시골 마을에서 어머니를 잃고 살아가는 아명이라는 아이를 주인공으로 한다. 그는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는 재능 있는 아이였지만, 가난과 부조리한 세상에 맞서야 했다. 다행히 그는 자신의 그림을 인정해 주는 미술 선생님 곽운천과 만나 꿈을 키우기 시작하지만, 결국 병으로 세상을 떠나게 된다. 곽 선생님이 가져간 아명의 그림은 세계 아동 그림 대회에서 우승을 하지만, 자신의 영광을 알 수 없었다.

3. 순수해서 더 고귀한 영혼

두 작품은 모두 아름답고 슬픈 결말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자신의 꿈과 재능을 가지고 있었지만, 가난과 어른들의 탐욕과 권력으로 인해 꿈을 이루지 못했다. 그들도 자신의 친구나 가족의 따뜻함을 받았지만, 결국 혼자 남겨져 죽음을 맞이했다. 그들은 세상에 남긴 것이 그림뿐이었지만 그들의 삶과 죽음은 우리에게 감동과 교훈을 주었다. 다만 각각 다른 문화와 역사적 배경으로 '로빙화'는 대만의 근현대사와 정치적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당시 대만은 중화민국 정부가 통치하고 있었으며, 힘겨운 정치체제였다. 곽 선생님이 아명에게 준 크레파스는 중국산이 아니라 일본산이었다. 이것은 일본 제국주의에 의해 식민지였던 대만 사람들의 복잡한 정체성과 감정을 드러낸다. 두 작품은 각자의 나라와 시대에서 만들어졌지만, 우리에게 공통적인 메시지를 전달한다. 바로 인간의 순수함과 꿈, 사랑이라는 것은 고향, 이념, 권력보다 더 높은 곳의 개념이라는 것이다. 두 아이들은 모두 괴로운 환경 속에서도 자신의 꿈과 재능을 잃지 않았다. 거기서 용기나 감동을 받고 끝까지 좌절하지 않는 건 우리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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