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 2023. 5. 28. 22:39

<서편제> 잊힌 소리의 재발견, 판소리의 유산과 청산도

 

 

 

 

 

 

 

영화 '서편제'는 임권택 감독이 연출하고 김명곤이 각색한 1993년 개봉한 한국의 역사 드라마 영화다. 이청준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판소리와 한(恨)이라는 소재를 다루고 있다. 주연은 김명곤, 오정해, 김규철이 맡았으며, 영화는 개봉 당시 서울에서만 백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 기록을 경신한 작품이다. 영화의 줄거리와 판소리가 씨실과 날실처럼 짜인 작품을 만나보자.

 

스승과제자
스승과 여제자 (영화 포스터)

 

영화 '서편제' 잊힌 소리의 재발견

전라남도 보성군의 소릿재. 이 영화에 등장하는 청년 동호(김규철)는 이복 누나 송화(오정해)를 만나기 위해 보성의 소릿재에 있는 소릿재 주막에 묵게 된다. 이 주막의 주인인 세월네는 동호의 요청에 따라 판소리 득음(得音)을 내게 되고 동호는 그 장단에 맞춰 직접 북을 치는데 이때 동호는 잠시 어린 시절을 회상하게 된다. 그러고 나서 동호는 세월네로부터 이복누나 송화가 장님이 되었다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는데, 어린 시절 어머니를 산후병으로 잃고 아버지 유봉(김명곤)의 밑에서 누나인 송화와 함께 판소리를 배우기도 하였지만 서투른 근성으로 인해 판소리를 하는 대신, 자신의 등에 판소리 북을 직접 치고 북을 짊어져야 하는 보조역할만 맡았다. 지겨운 방랑과 가난 등에 불만을 품으며 아버지 유봉과 실랑이를 벌이게 된 끝에 결국 가출을 하게 된다. 이후 서울에서 큰 한약방의 직원으로 일하고, 결혼도 하여 아이도 얻지만, 누나를 그리워한 나머지 약재를 모은다는 핑계로 전라도로 내려와 송화를 찾아 나선다. 맨 처음 도달했던 곳은 자신이 가출했을 때 맨 마지막으로 있었던 집이었는데, 그곳은 이미 소릿재라는 이름이 붙어 있었고 어떤 아낙이 주막을 하고 있었다. 이후 송화가 남긴 흔적을 따라 전라도 여기저기를 다니지만, 송화가 오랫동안 떠돌이 생활을 한 터라 계속해서 헛걸음만 하게 된다. 그나마 마지막 단서가 있던 술집도 망하여 흔적이 없어졌고, 반 포기 상태로 발길을 돌리려는 때에 낙산거사(안병경)를 만난다. 낙산거사는 유봉의 오랜 친구로 그림을 그리는 길거리 화공이다. 한자와 그림을 혼용한 그림을 주로 그리며 유봉에게 동호와 송화를 맡겨달라고 부탁까지 했지만 유봉이 이를 거절하였다. 낙산거사는 동호에게 송화가 장님이 되었다는 사실과 현재 어디에서 살고 있는지 알려주며, 동호를 술집으로 인도한다. 술집에서 동호는 득음하는 송화의 목소리를 듣고 충격을 받으며 북을 치기 시작한다. 송화 역시 북소리를 듣고 동호가 온 것을 알아차리며 감격한다. 판소리를 통해 재회한 형제는 서로 안기며 울고 웃으나, 곧바로 다시 헤어져야 하는 운명에 처한다.

판소리의 유산

판소리는 한국의 전통 음악이자 연극으로, 한 명의 소리꾼이 북을 치는 고수의 장단에 맞추어 이야기를 노래하고 말하고 몸짓하며 구연하는 예술이다. 판소리는 1964년에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으며, 2003년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록되었다. 판소리는 한국인의 정서와 문화를 반영하는 예술이다. 판소리에서 중요한 소재로 다루어지는 것이 바로 한(恨)이다. 한이란 억울하고 불만스러운 일에 대한 분노와 슬픔, 그리고 그것을 풀어내지 못하는 괴로움을 의미한다. 한은 한국인의 역사와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감정이며, 판소리에서도 한은 이야기의 동력과 감동을 주는 요소가 된다. 판소리 작품들은 대부분 인간의 사랑과 운명, 그리고 사회적인 억압과 갈등을 다룬다. 이러한 작품들에서 소리꾼은 자신과 청중의 한을 소리와 '아니리'로 표현하고 공유한다. 소리꾼은 선율과 장단을 변화시키거나 '아니리'를 삽입하거나 발림을 하면서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드러낸다. 소리꾼은 때로는 청중에게 위로와 희망을 전하고, 때로는 청중과 함께 웃고 울며, 때로는 청중에게 교훈과 깨달음을 주기도 한다. 판소리는 이렇게 한국인의 한을 풀어내고 치유하는 예술이라고 할 수 있다. 판소리는 한국의 전통음악과 연극의 정수를 담고 있는 예술이다.

 

판소리는 서사적이고 음악적이고 연극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통해 다양한 표현력과 즐거움을 제공한다. 판소리는 또한 소리꾼, 고수, 그리고 청중이라는 세 가지 요소가 조화롭게 작용할 때 진가가 발휘된다. 판소리는 이렇게 창조적이고 상호작용적인 예술이라고 할 수 있다. 판소리는 세계적인 예술로서의 가치와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예술이다. 판소리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각광받고 있으며, 다른 문화와 예술과의 교류를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하고 있다. 판소리는 또한 인류 공통의 가치와 감정을 전달하며, 세계 평화와 문화 다양성에 기여하고 있다.

 

청산도의 이별

서편제는 판소리 소리꾼 김석수의 목소리와 임권택 감독의 연출이 조화를 이루어 화제가 된 영화다. 서편제의 명장면 중 하나는 바로 흥보와 낙랑이 처음 만나게 되는 장면이다. 서편제의 다른 명장면은 바로 흥부가 낙랑과 이별하게 되는 장면이다. 이 장면에서 흥보는 낙랑에게 자신이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듣고 싶은 소리가 있다고 말한다. 낙랑은 흥보에게 무슨 소리를 듣고 싶냐고 묻고, 흥보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서편제를 듣고 싶다고 대답한다. 낙랑은 흥보에게 북을 건네주고, 흥보는 북을 받아서 장단을 친다. 낙랑은 흥보의 장단에 맞추어 서편제를 부르기 시작하고, 흥보는 낙랑의 소리에 눈물을 흘리며 추임새를 한다. 이렇게 두 사람은 판소리를 통해 마지막 인사를 하고, 영원히 이별하게 된다. 서편제는 판소리의 한 장르로, 흥보와 낙랑의 우정과 흥보의 삶을 다룬 작품이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바로 흥보와 낙랑이 처음 만나게 되는 장면이다. 이 장면은 전라남도 완도군 청산면 당락리에서 촬영되었다. 이 장면에서 흥보는 낙랑에게 자신의 이름과 직업을 묻고, 낙랑은 자신이 고수라고 대답한다. 흥보는 고수라면 북을 칠 줄 알아야 한다며 낙랑에게 북을 건네주고, 낙랑은 북을 받아서 장단을 친다. 흥보는 낙랑의 장단에 맞추어 판소리를 부르기 시작하고, 낙랑은 흥보의 소리에 감탄하며 아니리를 한다. 아니리란 판소리를 듣는 사람이 소리꾼에게 격려와 칭찬을 전하는 말로, '아니', '아니야', '그래', '그래야지' 등과 같은 의미이다. 이렇게 두 사람은 판소리를 통해 친구가 되고, 함께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판소리를 불러준다. 이 장면은 판소리의 흥과 즐거움을 영화로 완벽하게 재현한 명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푸른 바다와 초록빛 산, 그리고 황톳길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들리는 판소리의 선율과 아니리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 장면은 영화 역사상 가장 긴 5분 30초에 걸친 롱테이크로 촬영되었으며, 이는 감독과 배우들의 높은 연기력과 집중력을 요구하는 도전적인 시도였다. 이 장면은 영화 '서편제'의 대표적인 씬으로 꼽히며, 많은 사람들이 청산도를 방문하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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