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 2023. 6. 12. 08:05

천국의 열쇠 중국 땅 사제가 된 고아 소년의 신앙, 사랑과 헌신

영화 천국의 열쇠(The Keys of the Kingdom)는 1944년에 개봉한 미국 영화로, 의사출신 작가 A.J 크로닌의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그레고리펙이 출연한 이 영화는 스코틀랜드 태생의 가톨릭 신부 프란치스 치셤이라는 인물을 주인공으로 그의 불운했던 어린 시절과 머나먼 이국땅 중국에서 보낸 한 사제의 역경과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그려낸다.

 

사제
영화속의 신부 그레고리펙 -영화 포스터

 

 

천국의 열쇠, 고아 소년이 사제가 되기까지

영화는 늙은 프란치스 신부가 은퇴할 것을 권고하기 위해 몬시뇰이 보낸 감찰 신부가 찾아오면서 시작된다. 몬시뇰은 주인공 프란치스와 어린 시절부터 동기였던 부잣집 아들로 화려하게 성공한 사제의 표본이다. 그 몬시뇰이 파견한 젊은 신부는 프란치스 신부의 일기장을 읽으며 그의 감동적이고 거룩한 삶의 자취를 자신도 모르게 따라간다. 어린 소년 프란치스는 어느 날 노동자 시위에 나가서 크게 몸을 다친 아버지를 홍수가 난 다리 위에서 데려오려다 함께 실족한 그의 어머니마저도 아버지와 함께 잃어 갑자기 고아가 된 소년이다. 소년은 부모의 유산이 탐나서 일부러 소년을 키우며 교육비조차 빼돌린 비정한 친척 집에서, 가혹한 노동으로 혹사당하며 땀과 기름 범벅이 된 몸으로 영양실조가 겹치고 끝내 병까지 얻는 불운한 소년기를 보낸다. 그러나 소년의 구원자 정의로운 폴리 숙모가 나타나 비열한 친척집에 자신의 돈까지 주면서 프란치스를 그곳에서 빼낸다. 그녀는 자신의 정상적이고 아늑한 가정으로 소년을 데려와, 진정한 가정의 맛과 지극정성의 사랑을 조카에게 준다. 주인공 소년 프란치스는 마침내 대학에 진학하는 기쁨도 얻게 된다. 그는 언제나 성실하고 착하게 살았으며, 교회에서 신앙심을 키웠다. 프란치스는 대학에 진학하여 연극에 관심을 갖게 되어 연극반에서 만난 친구 월리와 함께 연기를 배우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월리는 프란치스와 달리 부유한 집안 출신이며, 재치 있고 유쾌한 성격이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좋은 친구가 되었다. 그러나 프란치스는 어느 날 교회에서 신부의 강론을 듣고 큰 감명을 받는다. 그는 자신의 삶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되고, 신부가 되기로 결심한다. 월리는 프란치스의 결정을 이해하지 못하지만, 그를 존중하고 지지한다. 프란치스는 신부가 되기 위해 공부를 시작하고, 몇 년 후 마침내 성직자가 된다.

 

 

중국 땅에서 사제의 선교활동

주인공 프란치스 신부는 성직자가 된 후에도 가난하고 소박하게 살았다. 그는 자신의 고향에서 사제로 일하며 교우들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그러나 어느 날, 가톨릭 교단의 상부로부터 중국으로 선교를 가야 한다는 통보를 받는다. 그는 망설였지만, 이 또한 하늘의 부름이라고 생각하고 용감하게 중국으로 떠난다. 중국에서 그는 많은 어려움과 위험에 직면한다. 그는 중국어를 몰라서 소통에 큰 어려움을 겪고, 현지인들의 적대감과 무관심에 당한다. 또한 전쟁과 질병, 가난과 무법에 시달리는 중국 사람들의 고통을 목격하고, 자신의 신앙과 사명에 대해 한때 의문을 품기도 한다. 그러나 프란치스 신부는 결코 절망하지 않고, 오히려 더욱 열심히 교리를 전한다. 그는 현지인들에게 성경을 가르치고, 건물을 세우고, 학교를 만들고, 고아원을 운영하며, 사랑과 우정, 노동과 신앙과 헌신을 직접 실천한다. 그는 현지인들의 신뢰와 존경을 얻어 수많은 사람들을 가톨릭으로 초대한다. 그는 중국에서 30년 이상을 보내며, 그곳을 자신의 두 번째 고향으로 여기게 된다. 그는 중국에서 만난 친구들과 함께 삶의 의미와 행복을 찾는데 그중에는 물론 어린 시절의 친구 월리도 있다. 월리는 프란치스가 중국으로 떠난 후에도 그를 잊지 않고, 부모님의 유산을 받아서 중국으로 찾아온다. 월리는 프란치스와 재회하고, 친구의 선교활동을 돕기 위해 자신의 재산과 재능과 인맥을 아낌없이 쓴다. 월리는 전염병이 나도는 중국땅에 스스로 재입국해 프란치스의 친구이자 가난한 이들의 친구로서,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중국에서 기꺼이 죽음을 맞이한다. 신부는 중국에서도 수녀들과 함께 일했다. 그중에는 귀족출신 원장수녀 베로니카가 있다. 베로니카 수녀는 프란치스 신부의 개방적인 사상과 행동에 반대하고 비판적 시각을 가진 원장 수녀로 그녀는 프란치스 신부가 무신론자인 월리와 친구이고, 이교도인 현지인들과 우호적으로 대하는 것을 도저히 용납하지 못했다. 그녀는 프란치스 신부를 교회의 규율과 교리에 맞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했고 그의 서민적인 모습조차 이해 못 하고 내심 경멸하는 교만한 귀족이었다. 그러나 프란치스 신부는 베로니카 수녀에게도 따뜻하고 관대하게 대했다. 그는 그녀의 엄격함과 근면함을 늘 인정하고 존중했다. 그는 그녀와 다른 의견이 있어도 서로를 존중하고 이해하자고 말했다. 그는 그녀에게 예수님께서도 같은 시대 사람들의 눈에는 위험한 자유사상가로 보였다고 말하기도 한다. 처음에는 프란치스 신부의 말에 분개하고 거부하던 그녀도 점차 그의 성실함과 겸손함, 사랑과 용서, 희망과 행복에 감화되어 그를 이해하고 인정하기 시작한다. 그녀는 결국 프란치스 신부를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라고 부르며, 진정한 겸손의 위대함 앞에 눈물로 용서를 구한다.

 

신앙과 헌신으로 말하는 삶의 의미

주인공 프란치스 치셤은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행복했다고 말한다. 그는 자신의 삶이 하늘의 은총과 인간의 사랑으로 충만했다고 말한다. 그는 삶이 성공적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하고, 성실하고, 겸손하게 살았다고 말한다. 프란치스 신부는 자신의 가르침을 몬시뇰에게 전한다. 그는 몬시뇰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전해준다. 나는 하늘에 대해 많은 것을 알지 못하지만 나는 하늘에 대해 믿습니다. 하늘은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보다 더 좋은 곳이라고 믿으며 우리가 사랑하고 존중하고 돕고 서로를 위해 희생하는 곳이라고 믿습니다. 하늘은 우리가 우리의 잘못과 고통과 슬픔을 잊고, 우리의 기쁨과 평화와 행복을 누리는 곳이라고 믿습니다. 나는 하늘에 가기 위해 특별한 열쇠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필요한 건 우리의 마음과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늘에 가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우리가 받은 은총과 사랑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늘에 가기 위해 우리가 지켜야 할 규칙은 예수님께서 가르쳐주신 가장 큰 계명인 '너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하라'입니다. 하늘에 가서, 우리는 우리가 이 세상에서 만난 모든 사람들과 다시 만날 수 있다고 믿습니다. 하늘에 가면 우리가 지상에서 알지 못했던 많은 사람들과도 친구가 될 수 있고, 지금 다른 종교와 문화와 인종으로 구분되었던 사람들과도 형제자매가 될 수 있고, 세상에서 했던 모든 일이 의미 있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믿으며 우리가 이 세상에서 겪었던 모든 시련이 마침내 보상받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나는 하늘에 가면 우리가 이 세상에서 갖지 못했던 모든 것을 얻을 수 있고 세상에서 꿈꾸었던 모든 게 현실이 될 것이며 우리가 이 세상에서 바랐던 모든 것이 이루어지고, 우리가 기도했던 모든 걸 들어줄 것이며, 우리가 사랑했던 모든 사람들과 영원히 함께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나는 하늘에 가면 하느님의 얼굴을 대면할 수 있다고 믿으며 이 세상에서 살았던 삶이 그분의 계획과 일치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젊은 신부는 늙은 프란치스 신부의 일기장을 읽은 후, 진실의 기록에 남겨진 노신부의 삶과 가르침에 깊은 감명을 받고,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온 깊은 존경을 표한다. 그는 프란치스 신부에게 결코 은퇴를 권하지 않으며, 그로부터 빼앗아 고아원으로 돌려보내려던 소년의 운명도 그대로 놓아주기 위해 그동안 상부에 보고하려고 자신이 작성했던 보고서를 스스로 찢어버린다. 영화는 노사제 프란치스가 어린 고아소년을 데리고 스코틀랜드 어부의 낚시법을 가르쳐 주겠다고 강가로 낚시하러 나가는 감동적인 마무리로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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